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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건축물부문 심사평-
■ 총 평

격변의 시대 열기만큼 무더웠던 7월, 한국의 좋은 건축을 만나는 즐거움과, 탁월하신 심사위원들과의 뜨거운 토론으로 지난 한 달의 더위를 잊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은 어느덧 우리나라 건축의 현주소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창(窓)”이 되어, 그간 많은 노력의 축적을 통한 원숙 함과 새로운 창의적 시도를 연결해 우리 건축의 역사와 방향를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상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습니다. 그 동안 건축계의 노력으로 디자인과 시공, 작품적 완결성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거나 넘어서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심 사의 주안점은 미래 건축의 방향성과 사회적 역할을 제시하여 건축의 가치와 품격을 높이는 작품들을 선정하는데 두었습니다.

특히 건축이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질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가라는 기본적 역할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창의적 계획으로 만든 공간과 장소가 항상 그리고 오랫동안 사람에게 삶의 행복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건축의 지속가능한 생명력은 바로 그 곳에 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우리는 동네를 바꾸어 가는 작은 건물들을 눈여겨보았습니다. 건축의 가치를 시민들과 가장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작은 새싹 같은 건물들에서 우리의 삶을 보다 풍성하게 만드는 에너지와, 도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축 본연의 역할을 발견하고자 했습니다.

영종도 공항 제2터미널과 마포문화비축기지는 시대적 변화를 이끄는 새로운 기술과 건축의 융합 그리고 버려진 산업 유산을 새로운 문화의 장으로 살려낸 건축의 지혜를 통해 세계적 장소가 되었습니다. 낙후 되어가는 저층 다세대 밀집 주거지의 공공건물들은 좋은 건물이 주민 모두의 공간으로 사랑받고 또 도시 생활 공동체의 거점 역할로 주민들에게 생기를 불어 넣어 준다는 점을 평가했습니다.

최대한의 개발규모와 사업 이익에만 매몰되어온, “건축 없는” 다세대주거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점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입주자 수 요에 맞추어 행복한 삶을 찾아주는 주거로서의 고유의 역할과, 공동주거에서 누리는 공유의 즐거움, 도시 가로와의 연계 그리고 주변 건물들에게는 새로운 대안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척박한 여건에서도 시공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건축가들의 희생적인 노력에서 건축 의 미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작지만 동네의 이야기를 담은 건축은 건축의 재생으로 동네와 도시가 가꾸어지는 가능성도 제시해 주었습니다.

심사과정에서 많은 고민과 심도 깊은 논의가 있었습니다. 이 건물이 계속 좋은 건물로 사랑받을 수 있을까하는 현재 시점에서의 이용과, 미래의 지속가능한 활용에 대한 우리의 평가가 올바 르기를 바라는 치열한 토론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설계적 요구에 비해 건설 환경은 여러모로 세계적 수준과는 격차가 있었고 유지관리에 대한 인식은 부족한 점이 많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건물이 이루어지기까지 과정에서 필요한 여러 분야에서 건축에 대한 인식이 다른 점은 지속적으로 건축계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임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더욱이 최근 급격하게 발전하는 첨단 기술의 변화와 이로 인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건축에 반영 하는 문제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오늘도 수많은 건물들이 지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건축문화대상의 취지가 곳곳에 스며들어야 좋은 건물들이 많아 질 수 있습니다. 항상 그랬듯이 건축은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건축의 가치는 그 곳에서 살고, 일하고 또 여가문화를 즐기는 사 람들의 행복에 있습니다. 생활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야 진심으로 건축을 고마워 할 것입니다. 올해 수상한 건물들이 이러한 가치를 다 시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심사위원장
이 성 관
■ 대상 및 본상

[ 대상 ]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은 우리의 기술력으로 건설한 자부심이 드러난 우리나라 최대의 공공건 축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제1여객터미널에서의 시행착오를 제2터미널 에서는 충분히 개선하면서도 우리나라 관문으로서의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부각하는데 손색이 없었 다. 제1터미널의 투박했던 커튼월 시스템을 cable net system을 적용하여 전면의 개방감을 극대화 하 였으며 천창을 그대로 노출하기 보다는 봉황의 깃털을 형상화한 쉘구조를 병행하여 친환경적인 쾌적 성을 높임으로써 더욱 세련된 대공간 계획을 이룩하였다. 환승지역에는 대규모 실내정원의 녹지대를 조성하여 환승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리 듯이 삭제되는 듯하였다. 대조적으로 곳곳에 아기자 기한 수경시설, 실내조경, 벽면녹화 등을 삽입하여 자칫 지나칠 대규모 스케일감을 다운하는 건축가 의 터치 또한 잊지 않고 있다. 또한 공항의 핵심 기술인 수하물처리 및 보안시설의 최첨단 기술 도입은 항공기 자동발매기, 셀프 체크인, 첨단 IoT 기반 보안검색시스템 및 출국시스템, 첨단 스마트 안내로봇 등에서 느낄 수 있었는데 단순한 기술적 진보라기보다는 우리 고유의 한국적 정서가 반영된 공항기술 축적을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이었다.

아모레퍼시픽 본사사옥
주변의 복잡하거나 부산스러운 모습과는 달리, 이 건물은 정육면체 박스 형태로 차분하고 소박하면서 도 단아한 디자인이다. 민간회사의 사옥임에도 불구하고 대지주변 상황 및 용산공원과 연계한 공공성 과 개방성이 결합된 열린 건축을 구현하고 있다. 지하 층의 전시장과 함께 지상3층까지는 공공에 개방 되고, 그 이상 층은 사옥으로 사용된다. 코어를 건물의 바깥 모서리 부분에 배치하면서, 중앙부는 와플 형태의 구조로 시원하게 트인 내부광장을 만들어 누구나 출입이 가능한 공공재의 성격을 띠는 공간으 로 시민들에게 내어주었다. 내부 광장 상부는 마치 하늘에 떠있는 듯한 수공간이 자리잡고 있고, 자연 광이 유입되도록 비워두었다. 건물의 세 면에 외부로 열린 공중정원을 두어 도시를 향해 열린 공간이 면서도, 동시에 서울의 풍경을 담는 공간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종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 2-1생활권 M2, L2블록
중흥 S-클래스는 세대수 축소와 용적율 최소화를 통하여 넓은 외부공간을 확보하고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배치하여, 주민들에게 넓은 자연공간을 제공하고 주민들간의 활발한 소통을 유도한 것이 돋보 이는 단지이다. 저층형, 중층형, 고층형 주동배치로 변화감 있는 스카이라인을 도모하였으며, 테라스 공간, 복층 테라스형, 단위세대 변화 등을 통하여 주동입면의 입체적인 변화를 도모하였다. 저층레벨 과 고층레벨에서의 커뮤니티 공간배치와 다양한 접촉공간을 통한 이웃과의 교류를 수평적 수직적으 로 실현했다. 특히, 교류공간에 주민공모를 통해 선정된 주민이 찍은 사진배치는 정감이 있는 장소였 다.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하지만 과한 설계, 조형성 미비, 조악한 마감 등의 문제도 있었지만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려고 하는 과정들이 돋보여서 좋았다.

밝은 다세대주택
도심의 여느 다세대주택처럼 주차장을 필로티로 계획하고 있지만 스킵플로어로 계획한 상부층 덕분 에 1층 주차부분의 층고가 높아 주차공간을 쾌적하게 할뿐 아니라 그 높이가 입면에 있어서도 비례와 균형을 잘 이루고 있다. 주인세대를 제외한 10세대를 임대목적으로 하는 원룸형 다세대주택임에도 불 구하고 1층에 별도로 상가 등을 배치하지 않고 다른 주차차량과 상관없이 입출차가 가능하도록 한 주 차장계획과 단위세대를 리니어하게 계획하여 최대한 외기에 접하게 하고, 다소 그렇지 못한 세대에는 현관 앞에 앞마당과 중정을 계획하여 각 세대별 거주자의 편의성과 쾌적한 생활환경을 극대화하고자 한 설계자의 의도가 단연 돋보인다.

[ 본상 ]
마포문화비축기지
마포문화비축기지에 대한 설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현재의 시간과 장소를 그리 멀지 않은 그 때의 역 사와 연결하고자 했던 해석의 깊은 고뇌와 힘들었던 시간의 스펙트럼을 느끼게 되었다. 그 결과, 장소 의 기억을 단순히 그대로 재현한다기보다는 구축과 발굴과정을 통한 메커니즘이 읽히도록 구성되었 다. 그 느낌은 상당히 솔직하였으며 장소의 핵심요소들인 암반절개지, 콘크리트 옹벽, 오일탱크, 문화 비축기지 시설계획을 유연하게 아우르고 있다. 각각의 탱크들을 수용하는 방식에도 6개의 탱크가 할 당된 프로그램과의 결을 맞추어 더도 덜도 없이 공간과 재료의 구축을 이뤄나갔으며 어느 누구도 경 험하지 못했을 탱크 속 공간을 산책로처럼 우리에게 일상의 경험들로 다가오게 하였다.


기장웨이브온
울주군 고리 원자력발전소가 내다 보이는 기장군의 한 해변에 자리잡은 카페이다. 해변의 넓은 대지 에 작은 카페를 중심으로 외부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공간구성이다. 내부공간은 자유롭게 연 속되며 개방되어 외부로 확장된다. 외부는 평상 모양의 계단식 데크와 테라스가 위치하며 여유롭게 푸른 바다를 조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천해의 장소가 가지는 매력에 건축가의 디자인이 더해진 상 업적으로 성공한 프로젝트이다. 노출 콘트리트의 매끈한 마감처리나 디테일 등에서 건물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돋보인다. 민간에서 부지를 개발하더라도 이러한 해변 공간은 상업공간으로 확 장되기 보다는 좀더 주민 전체를 위한 공공성이 담보될 수 있는 공간이 함께 자리잡았으면 하는 아쉬 움이 있다.


새뜸마을 투머로우시티
기존 공동주택이 갖는 문제점을 탈피하고, 다양성, 개별성, 공공성 측면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 하고자 하였다. 다양한 거주요구를 받아들인 가로형, 포켓형, 중정형, 확산형 등 작은 스케일에서 큰 스케일까지의 주동타입은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주동타입을 통하여 저층, 중층, 고층의 스카이라 인 변화를 도모하여 입체적인 스카이라인의 변화를 추구하였다. 보행가로에 면한 주동 배치와 커뮤 니티 배치로 경계 없는 가로공간을 형성하였고 외부와 내부가 연결되도록 부대시설을 분산배치하여 커뮤니티 네트워크가 형성되도록 하였다. 이는 임대주택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다. 그러나 쿨그레이 계열의 주동색채로 인한 차가움, 핸드레일 제거를 위한 거실창문의 폭과 높이의 답답함, 커뮤니티의 분산배치로 구심점 부족 등은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있다.


멋진 할아버지집
완만하게 경사져 올라가는 마을안쪽 가장 깊고 가장 높은 부분에 위치한 이 집은 높이차이가 있는 자 연그대로의 지형을 더 파거나 보탬이 없이 그대로 이용하여 층별 공간을 계획하고, 아래층의 높이확 보 흔적이 자연스레 외부계단으로 배어나와 자칫 길게 느껴질 수 있는 가로변 입면에 리듬감을 주고 있다. 한 지붕아래 독립적으로 배치된 취미실도 서너 단 올려 계획하여 그 리듬감을 극대화시키면서 기능적인 전통 툇마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변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대지의 특성을 잘 이용한 배치와 지역성을 반영한 재료의 선정이 과감하다.


■ 우수상

평화문화진지
평화문화진지의 공간은 한마디로 긴 철로와도 같은 건물이다. 1969년에 지어져 1층에는 방호시설, 2,3,4층에는 3개 동의 아파트를 세워 군인들이 거주하도록 하였고 유사시에 1층으로 내려와 방어선을 구축 할 수 있도록 한 대전차 방호시설이었다. 기존의 방치된 구조물에 새겨진 흔적과 함께 고집스럽게 그은 듯한 1층 스카이라인은 내·외부 공 간들의 구성적 시퀀스를 강조시켰다. 전시, 체험, 창작 공간 등의 문화시설이 보이드의 전이공간과 연계하여 계획되 었으며 긴 산책로를 걷다가 호기심을 갖고 중간 중간 들르는 미로 공간 같기도 하다. 그 안에 재미있는 프로그램까지 존재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홍릉 콘텐츠 문화광장
부지는 홍릉 일대 한국과학기술정보원의 테니스장부지로 대지의 레벨은 도로보다 4m정도 아래에 조성되어 있으 며, 건물은 좌우 녹음을 끼고 잡리 잡아 풍광의 흐름이 있다. 부지의 단차이로 인해 건물은 노변에서 한눈에 들어오 지 않아 건축이 있는 듯 없는 듯, 자연과 동화되어 공공건물의 건축예술성에서 표현의 소극성과 일치한다. 작은문을 통과하면 로비가 나오고 이내 후정이 보인다. 바닥은 거친감으로 안전을 고려했다. 사무적 공간을 벗어나 대표적 콘 텐츠시연장을 보면 자연수목을 공유하는 시선을 놓치지 않고 있다. 방문객이 공연에 참여하는 듯 보이는 것이 환상 적이고 매력적이다. 정면 같은 후문은 자연스럽게 많은 고대와 현대의 반복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분위기로 방문 자의 시선을 끌고 있다. 건축적으로도 설계자가 많은 콘텐츠를 담고자 하였을 것이나, 이용자들이 창의적으로 시연 을 하면서 시공을 채워나가는 것이 사용자의 몫이다.

사회적경제허브센터
부지는 서울시 금천구 낙후된 주택가의 경사지에 자리 잡은 좁고 긴 이형의 삼각형 대지이다. 건축가는 계속되는 네 모의 중첩을 조형적 디자인요소로 얘기하고 있지만 그 보다는 주변 주택가와의 소통의 노력이 오히려 더 진솔하게 느껴졌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대지를 건물로 꽉 채웠다면 아무리 디자인이 잘 되었다 해도 존재 자체가 어 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설계자는 1층 작은 공유주방과 코어를 제외하고 모두 비워냈다. 주출입구 방풍실은 앞뒤 도로 를 관통하는 통로로 사용되고, 비워진 공간은 주차장과 도로사이의 경사를 극복하는 완충공간으로 주민들에게 내 어주었다. 이러한 계획은 공유주방, 카페, 전시실, 강의실, 스튜디오, 사회적기업 사무실, 코워킹스페이스, 그리고 금천 구 사회적경제 지원센터기능과 상생하여 더욱더 빛이 나는 건물이었다. 특히 입주하고 있는 건축학과 학생들의 참여 디자인도 내부를 생기 있게 하는 또 다른 요소이었다.

한내 지혜의 숲
서울시 노원구에 있는 한내근린공원 초입에 자리 잡은 작은 주민 커뮤니티 공간이다. 그러나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커피를 마시는 작은 공간, 곳곳에 바람과 햇빛을 만나는 빛우물 같은 중정, 무대의 객석이 되는 창가 공간, 책을 은밀 히 읽을 수 있는 niche와 같은 틈들, 벽의 책꽂이를 따라가면 천장선으로 연결되는 하늘의 쪽 공간들.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공간 확장의 승수효과를 경험하는 마술사의 매직박스였다. 밖에서 보는 박공의 중첩이 내부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니 참으로 감탄스러웠다. 공간 자체가 놀이터와도 같았고 주민의 쉼터이기 도 하였으며, 공원을 여는 열쇠와도 같았다. 그리고 그 안의 주민들은 행복해 보였다.

경기서부융복합지원센터
부지는 경기도 시흥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제조업을 위한 융복합지원센터와 청년스타트업 지원시설이다. 근거리에 반월공단이 입지하고 있어 실내의 공간이미지는 중공업 공장의 느낌이다. 신축공간이 사뭇 산업유산을 재구성한듯한 친근한 분위기이며 중간의 긴 중정은 모든 동선이나 업무공간 및 이용자들의 공유 액티비티의 융합 적 장소성이 드러난 개방적인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실내 디자인은 간결하면서도 재료의 러프한 속성을 은근히 드러내는 과감함을 보였다. 외부에 계획한 진입 데크마당을 통하여 열린 공간으로서의 시도는 앞으로 채워질 도시 에 협력과 협동의 길로써 공공성을 제공할 기회가 될 것을 기대한다.

서림연가
덕유산 자락 무주 구천동 골짜기를 따라 흘러내리는 개천 옆에 위치한 팬션이다. 전면의 거대한 콘크리트 벽을 따라 진입하면서 그 뒤에 펼쳐질 공간에 대한 설렘을 준다. 벽 모퉁이를 돌면 수공간이 있는 중정이 있고, 객실들은 이 중 정을 중심으로 비정형적으로 배치되며 독립적 출입구를 가진다. 각 방은 조그마한 내부정원을 가진 독채 형식의 구 조로 동선이 서로 겹치지 않고, 독립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계획되어 있다.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정원은 외부의 자 연경관과는 단절된 건조한 느낌이며, 팬션을 찾는 사람들만의 내향적 공간을 이루고 있다. 그것이 건축가의 의도라 해도,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격리된 팬션이라면 굳이 여기까지 찾아갈 이유가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라베니체 마치에비뉴
신도시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변공간을 중심으로 하는 보행 몰 및 대규모 상가개발이 핵심인 프로젝트이다. 우리 의 도시환경에 익숙지 않은 이국적인 수변도시의 모습을 담으려는 계획적 의도는 이해되나, 수변을 따라 한꺼번에 계획되고 만들어진 건축물들이 상업적 성격 이상의 어떤 건축적 가치를 기대하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사업성을 고려한 대규모 상업시설 개발에 따른 건축설계의 한계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프로젝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시행 과 개발이라는 단어보다는 차별화된 건축 디자인이 더 부각되고 문화가 공존하면서 한강신도시의 정체성 있는 지 역민들의 친수공간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코오롱 One&Only타워
도로변에서 바라보는 건물의 전면부는 꺾인 형태의 과감함과 일사차폐를 위해 GFRP소재로 만들어진 이형의 차양 들이 시선을 끈다. 내부 아트리움으로 들어오면 협곡 같은 이미지의 강렬하고 역동적인 사이공간을 느낄 수 있다. 이 공간은 다양한 층위의 공간적 흐름을 연계하여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건물의 구성은 아트리움을 사 이에 두고 도로변 건물과 안쪽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도로변 건물은 회의나 사회적 공간, 전시관 등의 공공 공간이 위치해있고, 안쪽은 연구개발 및 업무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간계획이나 조형, 디테일, 마감 등에서 건축가 자신 의 건축적 언어가 잘 표현되어 있는 과감하고 실험적인 디자인이며,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창의적 건축물임은 부 인할 수 없다.

에이프로젠 바이오로직스 오송공장
외부의 균이나 미세먼지 등에 민감한 바이오 공장건물로 설계과정에서 제약조건이 많았던 프로젝트 이다. 의약품 생산라인과 연구개발, 사무공간이라는 복합적 공간구성을 단순 기능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공장 생산라인을 주변의 공장 방향으로, 그리고 연구 및 사무동을 공원방향으로 배치하는 등 공장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공간조합방 식을 고민하였다. 깔끔하고 매끈한 표면이나 마무리나, 내·외부 공간에서 느껴지는 색채, 디테일, 마감 등에서 느껴지 는 단색적 무미건조함은 공장을 공장같이 보이게 할지는 모르나, 직원들을 위한 좀더 따뜻하고 친 인간적인 공간계 획에 대한 배려가 아쉬웠다.

은혜공동체협동조합주택
다세대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이 함께하는 일반적인 소위 상가주택하고는 접근개념이 다르다. 1층 현관에 공동으로 사 용하는 신발장을 두고 내부계단도 신발을 벗고 다닌다. 단지 규모가 조금 크고 방이 많은 단독주택 느낌이다. 계단을 중심에 두고 스킵플로어로 평면을 계획하여 각 세대별 거주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층별 공유공간은 계단 에 근접 배치하고 개인공간은 평면 깊숙이 배치하여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 있다. 1공동체, 4부족, 14가족으로 이루 어진 47인이 생활하는 공유공간 이용자들의 삶의 패턴을 잘 반영한 공간계획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스틸그로브
전통한옥의 외부공간을 재구성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앞마당과 중정, 그리고 뒷마당에서 잘 반영되고 있다. 각 마 당들은 각각의 실과 접해 채광과 환기, 또 주차장으로 그 기능을 충실히 하면서도 거주자에게 다양한 공간감을 제공 하고 있다. 건물과 일체화하여 외부에 둘러싸인 높은 외벽은 주택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해주고 있고 그중 남측 벽은 스테인리스 파이프를 수직으로 숲처럼 빽빽하게 만들어, 높은 외벽의 거부감을 상쇄시키면서도 발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채광과 환기, 그리고 일조량에 따른 그림자의 강약이 앞마당에 다양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만수방아간
친숙한 동네골목길의 실제 21평대지 모퉁이작은집. 주변의 벽돌집들과 동질감을 가지는 재료선정과 창호 및 줄눈 의 색상조합이 자연스럽다. 그래서 조그마한 규모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고 평범해 보이지만 정돈되고 단아하다. 소규모건축물 평면계획의 고민인 계단을 지하층에서 내부에 콤팩트하게 처리하고 건물의 외벽을 감고 올라가는 외부계단은 내부공간의 활용성을 더하면서도 이용자에게 오르내리는 맛을 주고 있다. 특히 모퉁이 주차공간을 기 둥없이 처리하고 천정을 외벽과 동일하게 디자인 한 점, 그리고 목재마감 1층 출입문이 건축물의 완성도를 더하고 있다.

사이마당집
가로를 들어서는 순간 시선을 당긴다. 우선 외벽에 줄눈이 없어 건물이 더욱 간결하고 깔끔하다. 사각형 평면의 좌 우사선으로 연결된 지붕의 용마루선이 자연스레 다른 모서리로 흘러내리면서 드러내는 1층에서 3층까지의 입면사 선이 가로변에 강한 개성을 보이고 있다. 임대를 목적으로 계획된 주택임에도 불구하고 각 세대별 하늘이 보이는 작 은 마당을 계획한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주변주택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그리 비싸지 않는 외장 재료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 매력적인 디자인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라티스 빌딩
한때 주택가에서 젊은이들의 거리로 탈바꿈 되어가고 있는 골목길에 위치한 근린생활시설이다. 1, 2층은 카페 그리 고 서점, 상층부는 건축주의 개인 주거공간이다. 안쪽으로 들어서면 조그만 공연과 전시가 가능한 옥외계단을 갖춘 안마당이 계획되어 있다. 외부 입면은 격자형 노출 콘크리트 구조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1, 2 층 카페는 도시로 향해 열려 있으나 3층 개인주택은 콘크리트 마감 처리되어 건축주의 사적 부분임을 암시한다. 1, 2 층 카페의 상하공간, 골목과 카페, 카페의 내부와 마당, 마당과 지하의 서점 등의 공간들이 서로 상하좌우로 연계되고 열려있다. 근린생 활시설임에도 불구하고 공간이 폐쇄적이지 않고, 공적·사적 영역이 서로 교차되어 도시문맥과 소통하는 열린 공간 계획을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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